마음의 명詩

[스크랩] <눈 내린 저녁 숲가에 서서>by Robert Frost

소담이2 2005. 12. 28. 10:10

눈 내린 저녁 숲가에 서서」
by Robert Frost

 

 

지난 11월 초. 버몬트 주, 샤프츠베리(Shaftsbury) 읍 입구에 위치한 로버트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의 스톤하우스 지엄(Stone House Museum)을 찾았다.

 

살아 있을 때처럼

그를 기념하는 박물

관의 내부는 소박

하고 꾸밈이 없었

다. 

 

그러나 한 곳에 상세한 운율표시를 한 그의 대표작 「눈 내린 저녁 숲가에 서서」(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1922)를 해설한 방이 따로 꾸며져 있었다. (사진의 정면 맨 오른쪽 방)

<사진: 숲가에 서서 방(Stopping by Woods Room). 시인은 이 방에서 밖을 내다보며

이 시를 구상했다하며 현재 이 방의 구석에 이 詩의 해설 및 운율표가 전시되어있음.>

 

국내 일반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이 詩는 시인이 뉴햄프셔에서 이곳으로 이사

온 1922년 7월에 쓴 것이다. 여름에 추운겨울의 시를 쓰다니 계절과 작가의 창작시기는 때로는 맞지 않을 때도 있는 것 같다.

 

미국최고 고전시의 하나로 평가받는이 詩는 대부분의 그의 詩처럼 아주 사소한 일상 경험에서 출발하여 우리들의 보편적인 삶의 의미를 노래한 것이다. 

<사진: 스톤하우스 에서 겨울철의 사진으로 제작한 그림엽서를 스켄한 것임.>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Whose woods these are I think I know.

His house is in the village, though;

He will not see me stopping here

To watch his woods fill up with snow.

 

My little horse must think it queer

To stop without a farmhouse near

Between the woods and frozen lake

The darkest evening of the year.

 

He gives his harness bells a shake

To ask if there is some mistake.

The only other sound's the sweep

Of easy wind and downy flake.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But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이게 누구네 숲인지 알듯하다.

그 사람 집은 마을에 있지.

그인 모르리라. 내가 여기 서서

자기 숲에 눈 쌓이는 모습을 지켜보는 걸.

 

내 조랑말은 이상하게 여기리라.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농가라곤 가까운 데 없는데

연중 가장 캄캄한 이 저녁에 길을 멈췄으니.

 

말은 방울을 흔들어 댄다.

뭐가 잘못됐느냐고 묻기라도 하듯

그밖엔 오직 가볍게 스쳐 가는

바람소리, 부드러운 눈송이뿐.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깊다.

하지만 난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잠들기 전에 갈 길이 멀다.

잠들기 전에 갈 길이 멀다.

 

그런데, 왜 시인은 숲가에 멈추게 되는가?

지금 우리 주위엔 산성비나 산성눈이 내리는데..누가 감히 눈을 보고 감상에 빠질 것이며, 게다가 산성비를 누가 맞을 것인가.?

 

그러나 20세기 초 뉴잉글랜드로 돌아가서 해답을 찾아보자.

답은 마지막 연(聯)의 첫 줄에 있다. 즉, 숲이 아름답고, 어둡고, 깊기 때문이다. 여기서  숲은 낭만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두려움, 즉 죽음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다. 이처럼 프로스트 작품의 '자연'은 '아름다움'과 '죽음'이라는 이중성이 자리잡고 있다.

 

어둡고 전망이 막히고 눈으로 덮인 숲은 작가를 유혹하고 있다. 그것은   아름다움과 죽음의 '유혹'과 같은 것이다. 詩人은 '유혹'이란 어휘을 떠올리며 말장난을 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는 삶과 행동을 위한 결단을 내린다. 숲은 詩人을 '유혹' 하고 초대하지만 그에게는 잠들기 전에, 죽음이 그를 찾아오기 전에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 . . "갈 길이 멀다." 는 것이다. 결국 시인은 삶의 약속을 지키기로 한다.

 

    이 詩에는 오랫동안 농촌에 살면서 직접 농사를 지어온 시인의 성실한 생활태도와 주변의 모든 것을 따뜻한 시선으로 관조하는 詩人의 순수한 품성이 잘 드러나 있다. 특히 詩의 핵심을 이루는 마지막 詩  “자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를 반복함으로써, 진지하고 엄격한 시인의 인생철학을 자연스럽게 강조했다

 

  이 詩는 작가의 고향, 미국 뉴잉글랜드의 겨울 시골풍경과 그 자연 속에 그림같이 그려지고 있는 고독한 나그네의 모습! 그것은 인생의 보편적 진실에 이르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반성을 되풀이하는 시인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2005년도 저물고 있다. 삶이 우리를 속이거나 사회가 우리를 절망에 잠기게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할일이 있다. 나 자신과 가족과 국가에 대한 어떤 약속이. . . . 

 

 


 
출처 : 블로그 > 글눈書室 | 글쓴이 : 글눈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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