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명詩

입속에 검은 잎 ... 기형도

소담이2 2005. 10. 16. 19:36

 

 

기형도 시인을 나는 매우 좋아 한다. 무언가 모를 가슴을 울리는 시들은 항상 아픔과 고독과 연민을 불러 온다.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삽심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위에 시를 보듯이 기형도의 어린 시절은 매우 가난했고 고독했다. 공부를 잘해서 상장을 받아 들고 냇가를 건너 오다가 종이배를 만들어서 떠 내려 보냈다는 이야기는 상장 조차 보아줄 사람이 없었다는 너무나 가슴 아픈 이야기 이다.

시인이 어느 극장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29세에 요절을 했을 때에도 여러가지 말들이 있었고, 어느 여인에게 실연을 당해서 좌절한 끝에 몸을 돌볼수 없어서 라고도 들었다. 그의 시들을 보면 어둡고 아픈 시간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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