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명詩

가을의 ... 자작 詩

소담이2 2005. 10. 14. 01:23

 

 

 

 

단풍을 바라보며

최윤희

창공을 향하여
팔을 벌린다.
여릿 여릿 손 인사로
앙징스런 아기 손바닥
시린듯 파아란 하늘에
별을 띄우며
마음 껏 손을 젓는다.

밝은 웃음 사이로
까르르르 ~
내 프로펠러가
오래도록 떠 있었다.
더 높이, 더 오래,
띄우던
단풍잎 프로펠러.

스치듯 초침은
시간을 떠나 보내고
붉은 잎 령산에
불을 놓는다.

불 놀이야.!
노오란 불
연두빛 불
빠알간 불
온 산이 흥겨워서
불 춤을 춘다.

보드라운 아가의
두 볼 처럼,
바람난 여인의
입술처럼
붉디 붉은
마음 이어라.     -2002. 10. 4.-

 

 

가을 뜨락

최윤희

어머니 손길이 바쁘다
참깨도 털고
고추도 손보며
뒷동산 알밤을 다람쥐랑
줍기 내기 한다.

텃밭의 배추는
서리 전에 묶어 줘야지
입동을 기다리며
영그는 배추속들

이번 장날
검정콩이랑 깨랑
암퇘지 한마리
내다팔려 엮어매는
아버지의 뭉뚝한 손마디
산골 뜨락은 분주하다

휘익 ~
고추잠자리 유선을 그리며 맴돌고
한가로히 바람만이
붉은 고추 위로 사각거리며
지나간다

뜰아래 졸고있는
누렁이 눈가에 왕눈곱
서울간 큰아들의 손길이
그립다
눈오는 날 산과 들을 뛰어다니며
뒹굴던 순간들이
어슴프레 꿈이 되어 다가온다

척척 늘어진 벼들
날씨 기울기 전에 거두어들이며
햇곡식으로 조상님 모시려는 정성이
마음을 바쁘게 하는
짧아진 하루

달은 휘영청 떠오르고
화롯가 밤익는 냄새 달콤한데
호롱불 가물가물 저물어가고
소나무숲 구름사이
끝없이 떠나가는 달님이
뜨락에 가득하다.              -2001. 9 .-

 

  채팅
                                     최윤희

옛날식 다방 60번 대화방
st/ 빛동이.d1004. 소담이

j 60 ㅡ> 입장
광주는 비가오고
서울은 개였다고 인사를 한다.

은은한 "가을 잎" [오우텀 리브스]
흐르는 채팅방
백양사의 단풍이 아름다우니
황토방 시골 맛집에서 번개를 하자고
빛동이님의 초청장이 뜬다.
[1박2일의 코스 남원 광한루를 돌고
백양사에서  어느 화가의 기념관으로
20 여명이면 봉고차 2대로 해결이다.]

지구인이 한 가족이요 대한민국이 한방이다.
매일밤 열렸다 없어졌다 1000여개의
방속에서 수 많은 이야기가 피어난다.
나의고민 너의자랑, 기쁜일이면 축하해주고
어려운일이면 서로돕고 서로의 마음을 이어왔다.

여의도의 프라마 돈나 오드리님.
부산의 서양화가님.
남한산성의 한문박사님.
사교성 좋은 진달래님 등등 ...
손꼽아보니 예상대로 모였다.

고속도로를 시원 스러히 달려간다.
잠시 고속도로 휴계소에서,
이번 비로 만물박사 농주님의
과수와 농토가 피해를 입었단다.
어쩐지 도무지 채팅방에서 않보이더라고 ...
그러면 단풍은 내년으로 미루고
농주님 밭으로 가자는 의견에 만장 일치의 찬성,
손폰[핸드폰]을 농장으로 모이라 울렸다.

농장에는 개한마리 떨렁
아무도 없다.
크랙숀 소리에 환한 얼굴 우리를 반긴다.

너도나도 모두들 힘들어도
돕는다는 삽질이 듬직하다.
왠 돌들이 이리도 많이 굴러 들었는고?

마련해간 음식을 나누고
진흙으로 범벅이 된 옷을 떨면서
" 우리는 하나여 " 외치는 60번방 사람들.
그날밤 우리는 캠프에 불을 피어놓고
서로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뜨거운 정을 나누었다.

체팅이 부질없다고
하는 이야기는
왜 있을까?                    -2002.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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