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스산해지고 이즈음 북망산천으로 떠나는 이들이 있어서 구성지게 들려오는 상여소리를 찾아 보았다. 어 ~ 호 아,어~ 호오. 지방마다 소리는 같아도 어르는 소리의 내용은 조금씩 비슷하면서 다른 구성이다. 그리고 모두 어르는 소리에서 빠지지 않는 대목은 여러 곳이 똑같은 것도 있다.
상여소리(1)
* 해설 : 상여 소리는 장례의식 때 상여꾼(향도꾼, 상도꾼)들이 부르는 선후창의 노래로서 향두가, 또는 행성소리라고도 한다. 전국적으로 장례식을 거행할 때는 으레 상여 소리를 불렀다. 상여 소리는 이승을 떠나는 사자(死者)의 입장에서 이별의 슬픔과 회한(悔恨), 산 사람들에 대한 당부를 엮어 나가는데, 그 사설과 선율이 구슬퍼서 비장감을 자아낸다.
이러한 특징은 아래 수록한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이 자료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는데, '상여 어르는 소리'는 상여 나가기 전에 부르는 것이고, '상여소리'는 상여를 메고갈 때의 노래이며, '잦은상여소리'는 언덕을 올라갈 때나 좁은 다리를 건널 때 부르는 것이다.
* 출처 : 1984년에 경남 고성군 고성읍 우산리에서 채록된 것으로, 김임종(남,5 2)이 앞소리를 맡았다. 이 자료는 MBC, <<한국민요대전-경상남도편 민요해설집>>, 1994, 115-117면의 자료를
옮겨 정리한 것이다.
① 상여 어르는 소리
아, 어~ 호오
후렴(=#) : 아~ 어~ 호오
에이 갑자년 유월 학생 김해김공
정명(定命) 팔십 다 못살고 북망산천(北邙山川) 가는구나 #
에~헤이 청산(靑山) 가네 청산 가네 ~이 청산 가는 길이
에~이 일가 친척 행상 행하(行上行下)가 아 모다 잊지 못할 혈족(血族)이로고나 #
에~ 이 세상 벗님네들 그리운 친우 갑인(親友甲人)들과
아~ 옛 놀던 추억이 모다 꿈이로구나아 #
에이 애탄개탄 살던 세간 안 먹고가며 쓰고 갈까
에~ 이 간다 간다 나는 간다 북망산천 나는 간다 아 #
② 상여소리
어~호 ~어어 ~호 어이가리 넘차 ~어 ~호
후폄(=#) : 어~호 ~어어 ~호 어이가리 넘차 ~어 ~호
북망산천이 머~다더니마는 문전산(門前山)이 북망산이네 #
황천수(黃天水)가 머~다더니마는 한분 가면 못오는고 #
일가친척이 많건마는 어느 일가가 대신갈꼬 #
명사십리 해당화야 꽃이 진다고 서러 마라 #
명년 삼월이 돌아오면 너는 다시 피련마는 #
우리 인생 한번 가면 다시 오지는 못하리라 #
명정공포(銘旌功布)가 앞을 서니 황천길이 분명코나 #
앞 동산에 두견새야 너도 나를 기다리나 #
뒷동산에 접둥새야 너도 나를 기다리나 #
두견 접둥아 우지 마라 나도 너를 찾아간다 #
인제 가면 언제 오나 돌아올 날이나 일러보자 #
동방화개(東方花開) 춘풍시(春風時)에 꽃이 피거든 내가 오지 #
말 머리에 뿔이 나면 이 세상에 다시 올까 #
까마구 머리가 희어지면 이 세상에 다시 올까 #
쪼그마한 쪼약돌이 널다란 광석(廣石)되야 #
정이 맞거든 다시 올까 언제 다시 돌아올꼬 #
석상(石上)에다가 진주(眞珠)를 심어 싹이 나거든 다시 올까 #
평풍 안에 그린 장닭 두 나래를 훨훨 치며 깩깩 울거든 다시 올까 #
북망산천을 찾아가서 사토로 집을 짓고 #
송죽(松竹)으로 울을 삼고 두견 접동새 벗이 되야 #
산첩첩이 하니 처량한 것이 혼백이라 #
자손들이 늘어서서 평토제사(平土祭祀) 지낼 적에 #
어동육서(魚東肉西) 좌포우혜(左脯右醯) 삼색 과실을 채려 놓고 #
방성통곡(放聲痛哭) 슬피 운들 먹는 줄을 뉘가 알며 #
꾸는 줄을 뉘가 알꼬 아이구 아이구 내 신세야 #
어화 세상 벗님네들 살아 생전에 많이 먹고 재미있게 잘 사시오 #
③ 잦은 상여소리
넘차~ 넘차
후렴(=#) : 어화 넘차
어이가리 넘차 #
열 두발 #
상두꾼아 #
발 맞추어 #
운상(運喪)하소 #
앞에 사람은 #
땡겨 주고 #
뒤에 사람은 #
밀어 주소 #
태산 준령 #
험한 길을 #
상두꾼아 #
언제 갈꼬 #
다리 아파서 #
내 못가겄다 #
넘차 넘차 #
어화 넘차 #
어이가리 넘차 #
넘차 넘차 #
상여 소리 [ 1 ] 통영민요
상사뒤여~(발음소리 )
제좀보소 제좀보소
비행선이 제좀보소
잠동갈제 팔팔걷고
어서뿌리를 옆에끼고
빌리소서 빌리소서
상체한상 빌리소서
혜라요게아 가저라
지처자는 말들걷다
길어마니 그말을 듣고 상사뒤여~
방구덜로 데굴림서
세상났다 어쩐일고
친지났다 어쩐일고
제가아니 그말을듣고
대청안을 떼굴리면서
천지답답 어쩐일고
이행선아 이행선아
덥접삼을 벗어서로
방구뒤채다 걸데리라
암내맞고 나가거로
진내맞고 나가거로
그리하여도 안나가니
이행선아 이행선아
석제마리 발상하고
흰댕기로 집어차라
허여장부가 잘나가네
저건네라 북만산천
하리담숙 묻어놓고
이행선이 하는말씀
감동걸신 신던발에
앵무짚신이 어쩐일고
궁초댕기 드리든머리
흰댕기가 어쩐일고
상사뒤여 상사뒤여
(용남면 나민생 구송)
상여 소리 2
세상천지 만물중에 사람이상 또있는가
이세상에 나온사람 뉘덕으로 나왔는가
석가여래 공덕으로 칠성님전 명을빌려
아버님전 뼈를타고 어머님전 살을빌려
이내일신 탄생하여 한두살에 철을몰라
부모은공 알쏘냐 이삼십을 당하여서
부모은공 갚자하니 무정세월 여류하여
인간백발 다늙는다 인간에 이공로를
뉘가 능히 막을쏘냐 할수없네 할수없네
헌한백발 나늙는데 백발이라 찾어드니
없던망령 절로나네 망령이라 흉을보고
구석구석 웃는모양 어이없고 애�어라
춘초는 연연록이요 왕손은 귀볼귀라
인간한번 늙어지면 언제다시 젊어지리
인간백년 다살아야 병든날 잠든날과
걱정근심 다제하면 단사십평생 못살인생
어제오늘 성한몸이 저녁나절 병이드니
섬섬약질 가는몸에 태산같은 병이들어
인삼녹용 약을쓴들 약효험이 있을쏘냐
판수불러 경읽은들 경의덕을 입을쏘냐
무녀불러 굿을한들 굿덕인들 입을쏘냐
(광도면 노산리 박진수 구송)
긴상여소리1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간다 간다 떠나간다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이승길을 하직하고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부모처자 이별하고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저승으로 나는가네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이제가면 언제오나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오는날을 일러주오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못가겠네 못가겠네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서러워서 못가겠네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일가친척이 많다고해도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어느일가가 대신가나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친구벗이 많다해도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어느친구가 대신갈소냐 이하 후렴은 같다.
동기일신 많다고해도
어느동기가 대신을가며
옛노인네 말씀에는
저승길이 멀다하던데
오늘 나에게 당하여서는
대문밖이 저승이구료
대명구야 발맞춰가면서
어허 슬슬 잘도나 모셔주구려
부령청진 가신낭군님
돈벌며는 오신다구하지만
북망산천 가신님은
어느때 언제나 오시려나
아버님전 뼈를빌고
어머님전 살을타고
제석님께 복을빌며
석가여래 제도하여
귀하시게 탄생한몸
한두살에 철을몰라
부모은공 모르다가
이삼십을 당하여서
부모은공 갚을소냐
절통하고 애통하다
원이없고 한이없어
홍안백발 되었으니
다시젊진 못하리라
어허 어허 어허 넘차 어하
제보자 : 김인기(백석면 방성리, 86세)
자진상여소리는 상여가 묘터까지 가는 갈길이
멀 경우 갈길을 재촉하여 빨리가면서 부르는 소리이다.
긴상여소리2
어허 어허 너하 넘차 어허
만당같은 집을 두고
어허 넘차 어허
천금같은 자식을 두고
십이군정 어깨빌어
어하 넘차 어허
북풍한설 찬바람에
이제가면 언제오나
어하 넘차 어허
일가 친척이 많다해도
친구가 많다해도
동기일신 많다해도
어하 넘차 어허
옛노인네 말씀에는
오늘 나에게 당하여는
어하 넘차 어허
부령청진 가신님은
북망산천 가신님은
어하 넘차 어허
처자에 손을 잡고
정신차려 살펴보니
또한편 머리를 둘러보니
치성구호 극진하니
어하 넘차 어허
구사당에 헌이불 얹고
적삼매여 손에들고
없던 곡성이 낭자하다
일즉사자는 손을끌고
풍우같이 재촉하여
높은데는 낮아지고
어하 넘차 어허
악에 악식 모은재산
임아임아 사자님아
시장한대 점심하고
쉬어 가자고
어하 넘차 어허
들은체도 아니하고
어서가자 바삐가자
저생원을 다하였구나
구천관중을 깊이파고
청토황토로 포단을 삼고
살은썩어 물이되고
어하 넘차 어허
어느 귀천 타인이
제전을 차려놓고
우느니 우는줄아나
어하 넘차 어허
어허 어허 너하 넘차 어허
서러워서 어이 가나
문전옥답을 다버리고
만첩산중 들어갈제
눈물이 앞을가려 못가겠네
오는 날이나 일러주오
어느 일가가 대신을 하나
어느 친구가 대신가랴
어느 동기가 대신가나
저승길이 멀다든데
대문밖이 저승일세
돈벌며는 온다고 하지만
어느 시절에 오시려나
만당설화 다못하고
약탕광을 벌여놓고
일가친척 모여앉아
죽은목숨 살릴쏘냐
신사당에 호배하니
운배불로 초혼하니
어하 넘차 어허
월즉사자 등을밀며
허방지방 오라갈제
낮은데는 높아진다
먹고가며 쓰고가랴
내말 잠깐 들어주오
신발이나 고쳐신고
애걸을 하니
소뭉치로 등을치며
이렁저렁 여러발에
어하 넘차 어허
칠성으로 요를삼고
잠든 듯이 누웠으니
뼈는썩어 진토될제
성불전에 찾아와서
호천망극에 예곡을하니
가느니 가는줄아나
제보자 : 김환익(광적면 효촌리, 69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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