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명詩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

소담이2 2005. 11. 3. 05:34

 

 

대구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민족시인 이상화(李尙和)의 고택(古宅)을 보존하자는 운동이 벌어진지 2년만에 성사 되었다. 대구시 중구 계산동2가 계산성당 골목에 자리한 이상화 고택은 이 시인이 타계한 1943년까지 2년 6개월 정도 창작의 불꽃을 사른 곳이다.기와집 형태의 한옥으로 옛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 고풍스런 정취가 나는 집이다. 도로를 개설할 계획이었으나 이상화 고택은 헐리기 일보직전의 상태에서 보존할수 있게 되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들 마을 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접혔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통곡(痛哭)-

하늘을 우러러
울기는 하여도
하늘이 그리워 울음이 아니다.
두 발을 못 뻗는 이 땅이 애닯아
하늘을 흘기니
울음이 터진다
해야 웃지 마라
달도 뜨지 마라


이상화(李相和, 1901 ~ 1943 ) 대구(大邱) 출생. 호 상화(尙火)

1922년 문예지 《백조(白潮)》 동인. 《개벽》지를 중심으로 시·소설· 평론 등을 발표하고 詩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발표하였다. 시집으로 <늪의 우화>, <석인상>,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별을 하느니>, <나의 침실로> 가 있다

이상화 시인의 집안 이야기를 들었다.

1943년 3월 22일 위암으로 서거하신 이상화님의 집안은 명문가였고 할아버지 이동진 옹께서는 [우현설우] 라는 서원을 지으시고 장지연 [시일야방송 대곡] 박은식 [상해 임시정부 초대 대총령] 이동휘 선생등이 이곳을 거쳐가 셨고 이동진옹께서는 아들 둘을 두셨는데, 이일우, 이시우님의 아들이 이상 화님이고 4형제중에 첫째 이상정->항일무장 투쟁을 하셨고 연해주의 교민보호로 1947년 귀국후 와병으로 서거하심, 둘째가 이상화 시인 1921년 백조동 인, 셋째 이상백 국제 IOC 위원 넷째 이상호 [수렵;사냥]전문인 들이시다.

이상화 시인의 시작 시기를 1925년을 기점으로 전기와 후기로 나눌수 있는 데 나의 침실로는 전기에 해당하는 뜨거운 관능적이고 육감적인 시라면 후 기에는 '빼았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처럼 저항적인 저항시를 썻다. 7세때 아버지가 작고 하셔서 이일우씨 [큰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로맨스도 많아서 결혼한 첫날밤에 집을 뛰쳐나와 애인 성필연[ 독립운동가]과 지냈고, 일본에서 만난 아주 미인인 유보화는 함흥고향에서 폐결핵으로 숨지는데 이상화의 손을 잡고 숨졌다.

기생 김백희. 정부 송경옥은 이상화의 장례식에 소복단 장을 하고 먼 발치에서 있었다. 형을 만나서 고향 집으로 부인을 찾아갔으나 44세를 일기로 위암으로 3월22일에 서거했다. 또 백조동인의 이름난 미남 2인으로 불려지던 빙허 현진건은 전날 3월 21일에 서거했다. 시집 한권 낸 일이 없으나 대구 달성 공원에 시비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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