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의 이야기

사람의 신화

소담이2 2005. 10. 25. 02:26

  

 

  

 

사람의 신화 중에서  " 갈수 없는 여름 " ... 손홍규

 

 

2001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손홍규의 첫 소설집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장과 탄탄한 구조, 독특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아홉 단편이 실려 있다.

작가는 거대한 폭력이 사람다운 삶을 잔인하게 유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그러한 삶 속에서 모멸감과 수치심에 진저리치는 이들을 통해 변혁과 희망, 인간의 의미를 묻고 있다.

하지만 과연 내가 누군가를 죽일 수 있을까? 한꺼번에 수천 명을 죽이려 해도 살인의 의도가 은폐되는 시대인데, 어머니가 왜 그랬는지조차 알 수 없는데, 어차피 누구나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하며 사는 세상인데, 과연 내게 증거를 인멸하면서 완전하고도 무결하게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오기나 할까? 이제야 살인의 충동에 휩싸인 이 풋내기에게도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 축복 같은 기회가 주어질까? - 본문 66쪽에서  [<- 갈수없는 여름]

손홍규 - 1975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2001년 「작가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04년 대산창작기금, 2005년 문예진흥기금을 받았다.

마술과 기적보다, 마술 같고 기적 같은 현실! 앞에서 마술과 기적을 조금 흉내냈을 뿐이라는 게 이 소설들의 마지막 주석이다. 이 흉내내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나는 모른다. 현실이 여전히 마술 같고 기적 같다면, 나는 그 마술의 배후와 기적의 이면을 찾는 데 여전히 골몰할 게다. - 손홍규

사람의 신화
갈 수 없는 여름
폭우로 걸어들어가다
아이는 가끔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다
바람 속에 눕다
거미
지옥으로 간 사나이
장마, 정읍에서
너에게 가는 길

금요일마다 비가 오고 날씨마저 스산해서 문학의 밤이 열리는 장소에는 시간이 거의 다되었어도 텅비어있다. 눈섭이 짓고 눈이 큰 사람이 들어오니 담당자께서 작가 손홍규씨라고 소개를 한다. 우리집 큰딸과 나이가 동갑인 청년이라서 아들같은 느낌도 들고 젊음이 넘쳐 보였으나 이틀전에 교통사고가 나서 목뒤에 인대가 늘어나서 몸이 몹시 아픈데 강연을 하러 온것이다.

정읍 근처 깡촌에서 태어나 글을 쓰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남다른 경험과 가난한 시골의 삶에서 좋은 소재를 얻을수 있어서 좋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자연속에서 실제 체험으로 넘어져서 피가나면 지천으로 널려있는 쑥을 따서 짓이겨 붙일때 쑥즙에서 풍겨오는 알싸한 풀냄세를 좋아 하고, 아프고 쓸쓸하고 외로운것을 좋아한다는 작가의 말이다.

... 뒤에 앉아있는 학생이 왈 ~ 그렇게 상처에 막붙이면 파상풍 걸리는데 ... 하며 옆에 학생과 소곤거린다...

갈수 없는 여름은 삶의 양안성과 비인간적인 것의 분노와 폭력성에 대한 쇼크내지는 충격요법으로 역설성있는 사회비판적인 시각으로 쓴 글이라 한다. 연대사태의 밑바탕을 둔 글의 배경과 죽일려는 일은 자기 학살의 욕구요, 자기 살해의 욕구 일수도 있다는 이야기 이다. 또 환상과 현실이 공존하고 사랑과 증오도 하나라는 것 ㄱ 의 도시는 기억의 도시로 고향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나의 관점에서 보기에는 요즈음의 젊은 작가들의 글은 모두가 섬득한 소재와 폭력을 늘 동반한 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것 같다. 그래서인가 읽고 나면 뇌리에 남아서 기억하고 푼 장면이나 인상적인 곳은 아무데도 없는것 같다. 그리고 글들이 재미가 없다. 너무 저돌적이고 인간미라고는 찾아 볼수가 없는게 기묘한 괴기 소설을 보는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사람의 신화가 그런 소설이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근래에 읽은 책중에서 여성이 쓴 글이나 남성이 쓴 글이나 자학과 폭력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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