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의 이야기

만다라 ... 문학기행

소담이2 2005. 10. 20. 08:41

 

 

영화로도 유명한 만다라는 영화를 먼저 보았다. 전무송님의 연기가 돋보였고, 유명한 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했던 영화다. 그런 글을 대하기는 오래전 일이다. 방금 저장된 사진들을 보던중 2001년 가을에 문학기행을 갔던 바탕골 예술관에서의 기념 사진이 보여서 반가웠다. 밑에 글은 그때에 쓴글이다. [ 김성동 선생님의 오른쪽 옆이 소생이다]

이어서 바탕골 예술관에서 김성동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다.
뼈를 깍는 작업의 글쓰기에 관하여 작가를 단명하게 하는 힘든 작업 이다, 고통과 고뇌끝에 무엇인가 글이 써지고 가슴 가득히 채워져 있는 것들이 분출 될때에 글이되고 하나의 작품이 된다. 글쓰기를 다듬고 다듬어서 100장의 원고가 50장이 되고 10장이 되고 단한마디의 문장이 될수도 있다는 글을 다듬는 작업의 중요함을 역설 하신다. 그후 2줄 백일장에서 쓴글과 버스에서 시를 낭송한 분들에게 김성동작가의 책이 주어졌고 싸인과 아울러 기념 사진을 서너장 찍고 아쉬운 석별의 인사를 했다. 사진을 찍으며 만다라의 마지막 장면이 책에서 처럼 끝을 독자 나 영화를 보는 사람들에게 자유로히 생각하게 해야 했었는데 원작처럼 않되어서 아쉬웠노라고 작가의 뜻을 들었다

작가소개

김성동 - 한국전쟁의 와중에서 아버지와 단란한 '집'을 빼앗긴 채 유소년기를 보내야했던 작가 김성동은 성장기를 줄곧 전쟁과 이데올로기가 남긴 깊은 상처 속에서 방황하다가 19세가 되던 1966년에 입산을 결행, 불문의사문이 되어 10년간 정진하였으나 1976년에 하산하여 이후 소설가의 길을 걷고 있다.

1970년대 말 구도에 목말라 방황하는 한 젊은 사문의 의식과 행적을 그린 장편소설 <만다라>(1978)을 출간하여 독서계를 뜨겁게 달구었고 이후 한국 소설문학의 대표적 중진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만다라 책속의 문장들

 
P. 17
그대가 찾는 부처는 법당에 있고, 내가 찾는 부처는 이 방안, 이 술잔 속에 있어.


P. 42
"여기 입구는 좁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깊고 넓어지는 병이 있다. 조그만 새 한 마리를 집어 넣고 키웠지. 이제 그만 새를 꺼내야겠는데 동안 커서 나오질 않는구먼... 병을 깨뜨리지 않고는 도저히 꺼낼 재간이 없어. 그러나 병을 깨선 안돼. 새를 다치게 해서두 물론 안되구. 자, 어떻게 하면 새를 꺼낼 수 있을까?"


P. 30
-암튼 좋아. 나는 변명하지 않는다. 천재의 주소는 만인들의 嘲笑 위니까. 그렇다고 내가 천재라는 얘긴 아냐. 천재 따위를 좋아하지도 않고. 다만 그렇다는 얘기지. 그렇다는....


P. 34
...떨어져 발 밑에 쌓이는 머리칼 위로 초여름의 햇살이 곱게 부서지고 있었다.


P. 38
그렇다. 그것은 분명히 탄식하는 한숨소리였다. 一切를 버렸지만 그러나 또 일체를 버리지 못한 天刑의 囚人들이 문득 문득 불러보는 아아, 관세음보살...
시작도 끝도 없는 無如無終의 刑期를 그 깜깜한 밤바다 위를, 그러나 날개도 없이 날아가는 새들... 스스로의 부리로 스스로의 살점을 물어 뜯으며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윤회를 되풀이 하는 새들...

※ 보리 : 불교 최고의 이상인 正覺의 지혜


P. 52
가짜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위해 종교는 필요한 것이지 진실하게 인생을 사는 사람에게는 종교가 필요없는 것이라고 했다.


P. 73
아무 것도 없었다. 텅빈 허공이었다. 나는 너무도 허망해서 눈물이 나왔다. 아아, 지금까지의 내 공부는 도로(徒勞)였단 말인가. 아니, 애당초 새는 병 속에 없었단 말인가.


P. 93
입으로만 중생제도를 부르짖고 있지 참말 중생들의 아픔을, 그 아픔의 부위(部位)를 모른채, 또 알려고도 하지 않은 채, 자기 합리의 언어만 씨부리고 앉아 시줏물을 받아먹고 있는 초식동물들이라고 싸잡아 매도하기를 서슴지 않는 것이었다.


P. 117
맑아지면 부처이고 흐려지면 중생이니까. 하지만 이것 또한 관념이야. 관념은 실체(實體)가 없어. 따라서 공허해. 관념이나 思辨 따위가 개입되면 선은 끝장이야. 오직 의심이 있을 뿐...

P. 126
한 생각이 일어날 때 일체가 생기도 한 생각이 멸할 때 일체가 멸하는 것이니, 한 생각의 起滅이 곧 우주의 建壞(건괴) 와 인생의 生死라.


P. 172
나는 알고 있습니다. 생을 포기한 듯이 세상을 냉소하면서 마구 독설을 뱉아내고 있지만, 그러나 누구보다도 생을 열망하기 때문에 그것은 스스로에게 부단히 쏘아대는 각성의 화살일 것이며, 스스로를 방기(放棄)한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도 자기자신에게 열중하고 있기에 타인들 보다 극심한 당신의 우울과 고독과 허무와 절망을.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지한 생의 자세를.


P. 196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들의 가엾은 자존심일 뿐이다. 인간들은 겸손해 져야겠다.


P. 197
허무가 시작되는 곳에 종교가 있다면 종교가 끝나는 곳엔 무엇이 있는가.


P. 212
말세는 인간이 지상에 존재하는 한 언제나 말세인 것이다.


P. 229
대저 소설이란 각성된 자가 각성된 눈으로 바라본 인간들의 이야기를 쓰는 것일진대, 칼날처럼 명징(明澄)하고도 준열한 산문(散文)일 것입니다. 일 밀리의 感傷이나 사기가 용납되지 않는 냉혹한 승부일 것입니다.


P. 238
살아 있는 동안 인간은 절대로 평등하지 못하고, 죽음 앞에서 비로소 최초이자 최후로 평등해질 수 있을 뿐인 것입니다.


P. 244
아아. 그것은 언제나 날 줄 모르고 한 군데 못박힌 듯 앉아서 끄윽 끄윽 음산하고도 절망적인 울음을 울던 <병속의 새>였다.


P. 267
인간이 늙는다는 것, 늙고 병들어 결국 죽는다는 것은 하나의 구원이 아닐까. 늙지 않고 병들지 않고 죽지 않고 언제까지나 팽팽한 젊음 그대로 있다면 저 산같고 바다같고 하늘같은 사랑과 미움과원한과 그리고 저 욕정을 다 어쩌겠는가.


P. 268
확인. 사람이 산다는 것은 결국 확인인가. 나는 지금 분명히 살아 숨쉬고 있지만, 그러나 최선의 삶이 아니라는 확인. 어떻게 사는 것이 최선의 삶인지 알 수 없다는 확인. 아니다. 분명히 알고 있지만 실행할 용기가 없다는 확인. 두려움의 확인. 두려움은 회의를 낳고 회의는 방황을 낳고 방황은 절망을 낳고 절망은 허무를 낳고....


P. 291
도시는 부옇게 밝아오고 있었다. 아직 새벽이었는 데도 길 위로는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나는 정거장 쪽을 잠깐 바라보다가, 차표를 찢어 버렸다. 그리고 사람들 속으로 힘껏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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