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내리기 싫어하는 딸의 눈치를 무시하고 내렸더니 마침 정류장앞에 은행이 있었습니다. 시원한 은행에서 쉬고 있으면 엄마혼자서 돌아보고 오겠노라며 따라오지 말랬더니 어처구니없는 제안이었는지 코웃음을 치며 '남산한옥마을' 안으로 따라 들어옵니다. 걷는 데 지쳐서 한옥마을 넓은 공터의 비둘기를 바라보며 기다리기로 한 딸은 요기 비둘기옆의 나무아래 그늘에서 양산쓰고 엄마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 이 풍경이 보이는 곳의 정자에는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었으며 시원한 바람을 한껏 받는 약간 언덕진 곳에 위치한 이 정자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잡았더군요^^ 이곳으로 들어가면 타임캡슐을 보관한 장소라는 팻말을 보고 안으로 들어갔더니 들어가는 공간은 아주 시원했으나 놓여진 곳은 ㅋㅋ 덥더군요^^ 타임캡슐을 보관한 장소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대학생들의 영화인지 광고인지... 이곳에서 찍느라고 열심이었습니다. 깔끔한 한옥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찍다보니 욕심이 자꾸 났습니다. 동네에서 함께 사용했던 디딜방아인가 봅니다. 감이 영글어가고 있는 장독대입니다. 아직 익지 않았지만 탐스러웠습니다. 벽아래쪽에 자연산 돌로 쌓여있는 돌담도 지나치기 싫었습니다. 덥다고 열어놓은 문을 보십시요. 옆으로 위로 아주 깔끔하게 문을 열었네요. 한국의 집, 처마선은 예술입니다. 처마선을 얼마나 올려 추녀가 어떻게 솟아있나? 처마선을 잘 마는 것에 장인의 재능이 가장 잘 나타나는 부분으로 꼽는답니다. 버선코 모양으로 치켜 올라간 처마끝은 만들기도 힘들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아래로 처지는 경향이 있기에 한국적 아름다움의 극치라고 할 만큼 옛목수들의 치밀한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답니다. 지붕의 모양과 함께... 창덕궁을 비롯해서 궁을 보면서도 감탄을 했던 지붕과 처마선이었을 정도로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궁궐의 처마엔 단청으로 아름답고 화려하게 오색이 찬란하지만 양반집의 처마선에서는 자연산 나무가 지닌 소박하면서도 뭔가 느껴지는 기운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김치냉장고와 같은 역할을 하는 장소인거 아시죠? 문턱이 너무 높습니다. 제손의 두뼘하고도 남았으니 25cm는 훨씬 넘는 듯합니다. 한복입은 여성이 이 문턱을 넘나들때면 수고가 많았겠습니다. 사진 찍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집과 집사이를 두고 마주보며 카메라를 들이대는 상황이 자주 벌어졌습니다. 머리를 숙이며 자세를 낮춘다고 했지만 아마도 토토의 작은 모습이 어느 필름에 찍혔을 가능성이 예측됩니다. 호호호^^* '남산한옥마을'을 배경으로 한 장면이나 공연을 소재로 한 아마추어 사진공모전이 있다는 현수막때문인지 사진찍는 사람들이 아주아주 많았습니다. 풍구가 놓인 부엌을 들여다 보면서 어릴적에 흘렸던 매운 눈물이 떠올랐습니다. 연탄을 사용한 시절이었지만 아주 가끔 불을 끄뜨리면 풍구를 돌리면서 불씨를 살리려는 안간힘의 매운 눈물을 아주 잠깐 경험한 기억이 있습니다. 일본인 관광객들의 투호던지는 모습입니다. 이들뿐만 아니라 중학생으로 보이는 수학여행단 소년소녀들의 발랄한 모습과 중국인가이드의 열정이 전해지는 중국인 관람객들도 분주했습니다. 마을의 연못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수도 더운 여름철에 고생이 많습니다. 디카로 부족한 부분은 핸카로 찍었더니 화소면에서 엄청 딸립니다만 다정한 소녀와 비둘기, 그리고 참새를 놓칠 수 없었습니다. 이곳의 비둘기나 참새는 사람하고 무척 친한가 봅니다. 날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도리어 사람보고 날아오니 먹을 거 준비 못한 제가 도리어 미안했습니다. 30분정도면 다 관람할 수 있다는 안내말을 믿고 기다렸던 딸이 시간을 재며 기다리고 있었는지 한시간하고도 몇분이 더 초과되었다면서 토토를 살짝 옆눈으로 바라보면서 기다림에 지쳐 화가 났음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미안해 딸.』 (8월 3일의 도심코스 중 세번째) 토토올림
출처 : 느낌표뜨락
글쓴이 : 『토토』 원글보기
메모 :
'삶속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주몽’ 눈빛 카리스마 송일국 `영웅의 탄생` (0) | 2006.08.23 |
---|---|
경복궁 타령 (0) | 2006.08.16 |
청소년의 미래를 위하여 봉사 하겠습니다. (0) | 2006.07.26 |
수적석천 (0) | 2006.07.26 |
[스크랩] [서동요47회]목라수와기루의대화 (0) | 2006.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