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조세희 소설가께서 어찌하여 황순원 선생님께서는 소나기이후 더 이상 의 글을 쓰지 않고 머무셨는가? 무엇이 글을 못쓰시게 했는가?
조금은 답답 하고 궁금했노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분의 아드님이신 황동규 시인은 같은 싸이클에서 생활하여 아버지와 나의 삶은
다르지 않기에 아버지와 다를 것이 없다고 하였으나, 깔끔한 글만 쓰시고 서정적인 글로 일관하신 황순원 선생 님과는 많이 다른 삶의 모습으로
비춰졌다.
지금은 초등학생들을 위하여 소나기 작품도 동화처럼 간결하고 쉬운 책으로 출 판한 것을 보니 그 예전에 소나기를 읽고
감동하였던 때와 또 쉽고 간결하게 쓰인 어린이 책이나 느낌은 같았다.
개울가, 징검다리, 하얀 조각돌, 단발머리 나풀거리면서
달려나가는 소녀, 청량한 가을햇살 아래 빛나는 갈꽃, 먹구름 한장이 머리위에 와 있더니 삽시간에 주위가 보랏빛으로 변했고,굵은 빗 줄기,
한순간의 빗줄기는 퍼붓고, 비새는 원두막에서 피하던 소년과 소녀가, 수숫단속의 소녀와 비를 피할수 없는 소년 어깨에 서리는 김, 업혀서 엄청나게
불은 개울을 건너주던 모습과 윤초시댁의 손녀딸이 죽기 전에 입은 옷을 그 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는 ... 마음의 끈을 이어가는 듯한 끝도 눈에
선 하다.
체험의 초점은 문학을 무엇이라고 정의 하기는 어렵다. 시는 체험의 형상화이고 의미를 가 지려면 전통에 새로운 변화를
주어야한다. 사회적 체험도 중요한 체험이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과의 대화도 들어간다. 거듭나는 체험, 대리체험을 통해 거듭나는 체험일
것이다. 체험은 무질서이다.형상화시키려면 초점이 주어져야 하고 남과 달리 새로 본 삶이 초점의 중심이 될 것이다.
다방면으로
활달하게 감동을 섞어 시낭독을 하시면서 시의 초점과 일일이 시 에 대한 해설이, 그냥 시를 보았을 때와 또 다른 감동을 느끼게 했다. 농장 주인
아무개와 후배시인 누구 누구에게 보낸 시도 또 다른 느낌이 온다. 주무시듯 가신 아버님에 대한 사부곡도 마음을 찡 하게 했다. 시 속에 마음 을
온통 빼았긴 시간이였다.
좀더 책임있는 눈으로 주의를 돌아 보는 마음이 필요 한 때인 듯 하다. 모두의 마음에 사랑과 진실이
가득하기를 바라면서 이만 끝을 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