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오는 밤
지금도 어느 하늘 밑에서는 눈이 오고 있을 것 입니다.
하이얀 눈이 집을 덮고 마을을 덮으며 산과 들은 찬란한 세계로 바꾸어 갈
것입니다.
눈 오는 밤이면 나는 여러가지 생각에 잠기군 합니다.
끝없는 공상의 황야를 헤메이다가 되돌아 오기도 하고, 높은 이상과
밝은 날의 포부와
찬연한 희망의 탑을 쌓아 올리다가 내손으로 허물어 뜨리기도 하는 것이 눈오는 밤의
나의 습성인지도 모릅니다. 나는
눈오는 밤을 그저 보낼수는 없습니다.
눈오는 밤은 하얀 들길을 걷고 싶습니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들길을 걸어 어디라도 가고 싶어 집니다.
때로는 눈길을 걸어가는
발자욱 소리를 들어도 좋습니다.
뽀드득 뽀드득 걸어가는 발자국 소리 얼나마 아름다운 겨울의 소리 입니까?
그것은 눈이 오는 밤이 아니고서야 들을수도 없고 느낄수도 없는 고요한, 너무나 고요한
겨울의 목소리 입니다.
그 목소리는 나의
가슴에 이상한 감회를 일으킵니다.
옛날을 생각케 하고 회상에 잠기게 합니다.
잠시나마 도시의 소음을 떠나 내가 내 세계에 돌아 올수
있다는 것은 내가 구원받은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먼길을 떠난 여행자가 먼 길에서 고향을 찾아 돌아 오듯이 눈오는 밤은 내가 내 고향을
찾아 가는 밤입니다.
허위에서 벗어나
진실에 돌아가고, 증오에서 떠나 사랑에 돌아 가는 시간입니다.
남의 허물을 조소 하던 내가 내 자신을 살피며 조용해 지는
시간입니다.
눈오는 밤은 잃었던 자신을 찾는 밤입니다.
눈오는 밤이면 여러 생각을 하며 눈길을 걷습니다.
먹 하나 티 하나 묻지 않은 듯한 눈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 갑니다.
고향의
품으로 돌아 갑니다.
허위를 버리고, 진실을 찾아서 참의 세계로 돌아 가는 것 입니다.
지금쯤 어느 하늘 밑에서 눈이 오고 있을 것 입니다.
하이얀 눈이 더러운 길을 덮고 동리와 산을 덮고 있을 것 입니다.
어두운
방에 촛불을 켜놓고 조용히 앉아 하늘에서 내리는 눈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는
나의 회상에 잠집니다.
눈은 밤새워 와도 좋겠습니다.
더러운 마을을 덮어, 쉬지 않고 와도 좋겠습니다.
집을 떠난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고, 어머니가
그리운 사람은 어머니 품으로 돌아가는
눈이 자꾸 자꾸 내앞에 쌓이는 것만 같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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