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자욱한 런던.
워터루
브릿지 앞에 한 대의 차가 멈추고
기품이 있어보이는 군복의 신사가 내린다.
그는 알수 없는 회환의 눈물을 담고 브릿지 난간에 기대인
채
손에 쥔 작은 마스코스를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가슴 아픈 옛 사랑의 추억속으로 빠져 든다.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무렵.
휴가를 받아 돌아온 런던에서 내일 다시 부대로 돌아가야하는
25살의 젊은 대위로이 크로닌은
공습경보에 놀라 허둥 대는 한
처녀를 도와 지하철도로 대피한다.
혼잡한 대피소 안에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두사람.
그가 다시 전쟁터로 떠난다는 것을
알게 된 처녀는
로이에게 작은 마스코트를 주며 행운을 빌어 주었다.
그날 밤. 올림픽 극장에서 올가
키로바 발레단의 공연을 관람하던 로이는
낮에 만났던 처녀를 무대위에서 발견 한다.
그녀의 이름은 마이라 레스터. 발레단의
무희였다.
다시 만난 반가움은 기쁭 그 이상의 것이었다.
설레임으로 한 걸음씩 다가가던 두
사람은 서로 더할수 없이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고....
로이의 청혼을 행복하게 받아 들이는 마이라.
그 들은 온
세상을 얻은 듯 기쁨에 들뜨지만,
미처 결혼식을 올리기도 전에 로이의 출정 명령이 떨어진다.
실망스런 마음을 감춘채 워터루 브릿지
역에서 로이를 떠나 보낸 마이라는
공연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바람에 완고한 발레단에서 해고 되고 만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자리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그러나 로이가 있어 행복한 그녀. 어느 날 로이의 어머니를 만나기로
했다.
그가 떠나기 전 어머니에게 마이라의 신변을 부탁했기 때문이다.
약속 장소에 갔던 마이라는 우연히 전사자 명단을 보게 되고,
그 안에서 로이의 이름을 발견한다.
로이를 잃음으로서 모든 것을 잃어
버리는 마이라. 그녀에겐 현재도 미래도 없었다.
죽음 보다 더 캄캄한 삶을 하루 하루 살아 갈 뿐인 마이라는 거리로 몸을
내던진다.
전쟁에 지친 남자들에게 웃음과 몸을
팔며 살아가던 그녀는
그 날도 워터루 브릿지역에서 오늘 밤 자신을 살 만한 남자를 찾아
역전 앞을 서성거렸다.
때 마침 기차가 도착하고 수 많은
군인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그리고 그 군인들의 무리 속에서 낯익은 얼굴 하나가
마이라의 이름을 부르며 뛰어와 그녀를 부등켜 안았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로이는 그렇게 마이라에게 돌아왔다.
얼굴을 매만지며 많이 야위었다고 걱정 해주고
어떻게 알고
마중나왔느냐고 신기해 하는 그를 그녀는 말없이 바라보며 눈물 짓는다.
돌이킬수 없는 지난 세월을 슬퍼 하는 마이라와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는
로이.
행복한 결혼식을 앞 두었지만 로이의 사랑을 받아 들일수 없는 마이라는
안개 자욱한 밤에 워터루 브릿지를
거닌다.
그 옆을 셀수 없이 지나가는 군용
트럭 들의 눈부신 헤드라이트.
한 순간, 그 눈부신 빛 속에 마이라의 눈물 젖은 모습이 멈추었다..
그리고
귀를 찢는 경적 소리와 함께 바닥을 뒹구는 마스코트.
한해를 마감하는 올드랭 사인의 구슬픈 멜로디가 흐르고...
주인 잃은
작은 마스코트만이 차가운 보도 위에 남겨졌다.
- 아름다운 비비안 리와... 다정하고 반듯한 로버트
테일러와...
가슴 아린 사랑의 눈물과...올드랭 사인. 안개...그리고 워터루
브릿지.
영화 <애수>는 그 어느것 하나, 어느 것 한 장면도 놓칠수 없는 영화이다. [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