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명화

별들의 고향

소담이2 2006. 1. 7. 08:32

 

 

 

 

한국 1974년 작품, 원작- 최인호,  감독- 이장호
주연- 문호...신성일, 경아...안인숙, 만준...윤일봉, 동혁...백일섭


최인호의 조선일보 연재 소설을 영화화한
이장호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당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이 영화 이후 <경아>란 이름은 상처 입은 여자들의 대명사가 되었다.

 

알콜 중독 증세가 있는 화가 문호는 경찰서에서
신원미상의 여자 시체를 확인하라는 전화를 받는다.
눈속에서 동사한 여자의 소지품에서 문호의 전화번호만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3년전에 문호와 동거한 적이 있었던 호스테스 경아 였다.
문호는 경아와의 마지막 날 밤에 들은 그녀의 이야기를 회상한다.

작고 여리던 경아의 일생은 첫사랑에게 배신당하며 시작되었다.
임신을 하게된 경아는 뱃속의 아기를 지우고, 나이먹은 남자 만준의 후처로 들어갔다.
그는 경아를 끔찍히 아껴 주지만, 깨끗한 것에 대해 결벽증과 같은 강박관념이 있는 사내였다.
경아는 한 동안 행복한 듯 보인다.
그러나 과거 임신했었던 사실이 밝혀 지면서부터 모든 것이 무참히 깨져 버렸다.

 

동혁이란 건달에 의해 술집을 전전하게 되는 경아.
혼자 술을 마시던 문호가 경아를 만난 것도 그 때였다.
작은 풀잎 같이 여려 보이는 경아에게 연민을 느끼며 문호는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나 알콜 중독과 자학증에 시달리던 문호은 오래지 않아 경아의 머리맡에 돈을 놓아두고 말없이 떠나 버린다.

1년 후 우연히 다시 만난 경아는 많이 변해 있었다.
경아의 방에서 밤을 보내며 그녀는 자신을 스쳐간 모든 남자들이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날이 경아와의 마지막 밤이었다.

경아는 눈속을 걷고 또 걸었다. 지쳐서 쓰러질 때 까지..
그녀의 짧았지만 험난했던 인생은 눈 속에 파 묻혀 버린다.

불길속에서 한줌의 재로 남은 경아를 강에 뿌리며 문호는 기원한다.
그녀의 넋이 자유로워 지기를... 그래서 원하던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그녀는 돌아갈 고향이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 했었다.

- 배반당하고, 울고, 매달리고, 술 마시고, 술집으로 빠지고... 요즘 세대의 눈 높이에는 당연히 맞지 않는다.

지금의 경아라면 배반한 남자를 총으로 쏴 죽이든지,
그래  잘 살아봐라 나도 잘 살테니하고 더 잘난 남자 만나 결혼할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70년대의 우리나라는 산업사회로 발돋움하면서 이른바 소비 향락의 시대와
여성들의 성 개방운동이 시작되던 시기였다. 당시의 눈높이 맞춰 감상할줄 아는 여유가 필요한 작품이다.  [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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