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의 이야기

세시 풍속

소담이2 2007. 1. 4. 21:55

 

 

[세시풍속]술과 세시풍속

술과 세시풍속

자연의 순환리듬에 대응하는 세시의례에도 술은 빠지지 않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이 뚜렷한 변화가 있는 자연환경과 농경 생활양식의 전통을 가져온 세시의례는 생산뿐만 아니라 생산주체자들의 노동과 휴식에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이어져 오고 있다. 각 명절에 연례적으로 빚어 마셔온 시양주(時釀酒)는 세시의례에 나타나는 자연과 감응하면서 살아온 우리 민족의 일면을 가장 잘 조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자연 혹은 자연 순환리듬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매개체로서 술의 또 다른 의미를 가름해 볼 수 있다.

▶정 월

정월은 우주가 갱생하는 시간출발의 시간이다. 따라서 일년 열 두 달 그 어느 시절보다 세시의례가 집중된 달이다. 정월 초하루 설날이나 정월 열닷새 날일 대보름날은 한 해를 맞이하는 시기이다. 설에 쓰는 술은 세주라 한다. 세주는 찬술을 그대로 마시는데 그렇게 함으로서 봄을 맞이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歲酒不溫 寓迎春之意). 설날과 대보름에는 새벽에 찬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 하여 이명주라고 하였다.
정월의 네 번째 말날(午日)에 술을 담그면 봄에 익어 일년이 넘도록 변하지 않는다 하여 이 때 술을 담그는데 그 술을 사마주(四馬酒)라 한다. 또한 정월은 사람을 받드는 달이며 또 신비의 슬기를 가진 사람은 천지의 만상과 더불어 해조를 할 수 있는 사람의 달이다. 그렇기 대문에 정월의 행사 중 종묘와 사직, 그리고 천지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율력의 세시기의 기강대로 좋은 인재를 선발하여 연중행사를 성공리에 수행할 수 있도록 비는 행사이다.

설날은 새해 첫 날을 의미하며, 元日, 元旦, 歲首, 年頭, 年始, 正初라고도 연중 가장 큰 명절 중의 하나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설빔으로 갈아입고, 음식을 차려 차례를 지낸다. 설날 음식을 세찬이라 하는데 떡국, 떡, 술, 약과 등이 여러 가지가 있다. 이 밖에도 다례(茶禮), 세배(歲拜), 상치행사(尙齒行事), 인일(人日), 산제(山祭), 석전(石戰)행사 등이 거행되는 달이다.

▶정조다례(正朝茶禮)

설날 아침 歲饌과 歲酒를 祠堂에 진설하고 제사를 지내는 것을 정조다례라고 한다.

▶세배(歲拜)시의 세주(歲酒)

세배를 받는 측에서는 어른에게는 주식을 마련했다가 대접하며 정담을 나눈다.

▶이명주(耳明酒) 또는 귀밝이 술

새 해 처음으로 맞는 보름날은 대보름이라 할 만큼 큰 명절로 여겼다. 정월 대보름 이른 아침에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고 해서 술을 한 잔씩 마시는 것으로 '귀밝이 술'이라고 한다. 이명주는 뜨겁게 하지 않고 냉주(冷酒)로 마시면 1년 동안 좋은 소식을 듣는다고 믿었다. 그래서 부녀자도 즐겨 마셨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월

2월은 농경행사를 위주로 한 달로서 삼국 때의 세시행사 중에는 종묘사직의 제사까지 즘하여 농사를 위주로 하였다.

▶노비일(奴碑日)

머슴날이라고 하여 농가에서는 2월 1일 농사준비를 앞두고 머슴이 하루를 즐겁게 지내도 록 하기 위하여 주인은 주식을 내어 노래와 춤으로 하루를 지내게 하였다.

▶성인식과 사발술

2월 초하루 날은 노비일(奴婢日)이라 하는데 이 날의 별칭이다. 가을 추수가 끝나고는 오랫동안 농사일이 없어 머슴들은 별로 뚜렷한 일이 없지만, 이 달부터는 농사 준비가 시작되는 시기이니 만큼 앞일을 위하여 위로 겸 노비에게 하루를 즐겁게 쉬게 하고 주식(酒食)을 마련하여 농악을 치며 푸짐하게 즐긴다. 이 날 아직 장가를 들지 못한 나이든 노총각 머슴에게 큰 사발에 술을 주면서 '고개 돌이키지 말고 먹어라ꡑ하고 술을 내린다. 이 술을 마신 머슴은 그로부터 어른과 맞 품앗이를 하게 되었다. 소박하나마 일종의 성인식이었다.

▶삼 월

삼국사기에 의하면 3월에는 곡우 외 입하를 농민들에게 알려서 농사를 권장하는 외에는 아무 세시행사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3월 중의 행사가 지방마다 다르게 거행되었던 것으로 되어 있다.
3월은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요, 생명이 개화하는 시기이다. 이 달에 술집에서는 과하주를 만들어서 파는데 이 과하주는 여름을 별탈없이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미래에 대비하여 미리 술 한 잔을 마셔 두는 여유로 볼 수 있다. 봄에는 소국주, 두견주, 도화주, 송순주의 술을 빚는다고 한다. 술 이름만 들어도 봄의 정취가 느껴진다.

▶시식(時食)

3월 3일을 일명 삼짓날이라고 하며, 이 날 무렵에는 춘색도 짙고 강남 갔던 제비도 되돌아오는 시절이다.

이 날 답청이라 하여 들에 나가 꽃놀이를 하고 새 풀을 밟으며 봄을 즐긴다. 또 제비마중을 하고 돌아와 들에서 화전을 만들어 먹으며 화전놀이를 한다. 삼월 삼짓날을 기해 각 가정에서는 솜씨를 발휘하여 술을 빚어 마셨다. 이때 술의 재료는 쌀뿐만 아니라 봄에 피는 꽃 초근목피 등을 써서 특이한 술을 만들었다.

▶청명일의 청명주(淸明酒)

음력 3월의 청명일에 마시는 술이라서 청명주라 부른 것이다. 청명주는 20여 일 동안 발효하여 빚어내는 청주로서 엿기름을 사용하여 단맛이 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셨다 한다.

▶사 월

율서에 이르기를 4월은 통칭 유달이라 하여 열매가 다닥다닥 열리는 달이다. 이것을 말하여 양기(陽氣)가 시작되어 음기(陰氣)와 더불어 만물을 자라게 하는 달로 꼽는다. 4월의 세시행사로는 소만(小滿)과 마종(芒種)이 있다.

▶등석(燈夕) 또는 사월 초팔일

석가모니의 탄신일로 저녁에 연등하여 경축행사를 벌인다. 중국의 연등회는 정월보름이지 만 우리 나라는 고려시대부터 4월로 옮겨졌다.

▶월내시식(月內時食)

초하(初夏)에 술로 발효시켜 방울처럼 하여 짜낸 증병을 만들어 시식한데서 유래하였다.

▶농주(農酒)

농사일이 한창일 때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만두레 또는 품앗이라는 것이 호남지방에서 협업체제의 일환으로 성행하였다. 이 때 식사와 함께 내놓았던 술을 농주라 부르게 된 것이다. 농주에 사용된 재료로는 강원도 옥수수, 제주도는 좁쌀을 원료로 한 오메기 술, 기타 지역에서는 누룩과 쌀로 빚어 제공하였다.

▶오 월

오월은 만물이 성장을 도모하는 성장의례가 행해지는 시기이다. 인간의 일생과 대비하자면 청춘의 아름다움이 흐르는 시기이기도 하다. 춘향이와 이도령의 사랑이 5월 단오에 이루어지는 것도 어루려는 시간적 배려이다. 5월은 석류꽃이 빨갛게 피는 달이라 일명 석류달이라고 하는데 특히 5월 23일은 대나무 생일날(竹醉日)이라 한다. 이 날 대나무를 옮겨 심으면서 대나무의 푸른 매실처럼 무성히 자라라고 염원하면서 매실주를 마셨다고 한다.

5월 석류꽃이 핏빛을 머금으니
대나무 생일도 십삼일에 속한다
수풀 동산에서 청매(靑梅)술을 잔뜩 먹고
꽃과 같이 훈훈하고 대와 같이 취한다

5월에는 선농제(先農祭)라는 제사 행사가 있었다. 제사의 목적은 농민들이 그 동안 피땀을 흘려서 가꾸어 놓은 농작물이 앞으로 잘 되게 해 달라는 기원인 것이다. 5월 5일은 端午날이다. 단오는 우리말로 수릿날이라 한다. 수리란 上, 高, 神이란 뜻을 지닌 옛말이다. 천중절, 중오절이라고도 한다. 단오는 길한 숫자로 여기는 양수(陽數)가 겹친 날이기에 으뜸의 날로 쳤다.

▶창포주

음력 5월 5일 단오날의 술을 말한다. 창포주(菖蒲酒)는 단오날의 행사용 술인 동시에 창포의 향기가 모든 나쁜 병을 쫓는 것으로 믿어 왔다. 그 때의 술 이름을 액막이 술이라 하였다. 흔히 마시는 평범한 술이 아니라 악마나 마귀가 싫어하는 액을 막는데 효력이 센 창포주와 웅황주(雄黃酒)를 마셔야 했다. 그런데 5월 5일, 그것도 햇볕이 쨍쨍 내려 쬐는 오시(午時)에 마셔야 효력이 있다고 하여 이 날만은 대낮부터 창포술에 취했던 것이다.

▶웅황주(雄黃酒)

창포를 술에 담근 것이 창포주이고, 유황의 분말을 술에 탄 것이 웅황주이다. 사실은 창포의 부리를 간 것과 유황가루를 함께 집어넣은 것인데, 유황 기운이 세면 웅황주, 창포 기운이 세면 창포주라고 부른다. 서양에서는 유황의 냄새를 지옥의 냄새라고 하지만 합리적인 사상을 지닌 중국인은 벌레가 싫어하는 유황이면 귀신도 싫어하리라고 생각하여 이를 '액막이 술'이라고도 하였다. 그런데 5월 5일, 그것도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오시(午時)에 마셔야 효력이 있다고 하여 대낮부터 창포술에 취했던 것이다.

▶유 월

6월의 행사를 살펴보면 대서의 계절, 즉 초복, 중복 등의 계절로서 무더운 여름의 고비가 되는 것으로 이 때의 행사로는 더위를 피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 때는 농군들의 피로를 덜어주는 뜻에서 유두(流頭)며 복더위를 잘 넘기는 행사를 볼 수 있다. 유두는 동류수두목욕(東流水頭沐浴)이란 말의 약어이며 이는 동쪽에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뜻이다. 동쪽이 靑이며 양기가 왕성한 곳이기 때문에 여기서 머리를 감으면 건강에 좋다.

▶유두음(流頭飮)

6월 15일 문사들이 주효(酒肴)를 장만하여 계곡이나 수정(水停)을 찾아 풍월을 읊으며 하루를 즐겼는데 이것을 유두연이라 한다. 또 맑은 물에 머리를 감으며 동류어욕발(東流於浴髮)의 시를 읊었다.

▶칠 월

7월은 역법에 이르기를 황종의 양기가 쇠약하고 임종의 음기의 도움을 받아서 만물이 성장할 수 있는 달이다. 대체로 8절기의 하나인 입추가 6월에 들 때도 있으나 대개의 경우 7월에 들고 처서, 말복 등이 7월 세시행사로 되어 있다. 7월에는 칠석날이 있으며, 백종일(百種日) 혹은 망종일(亡魂日)로서 불가에서는 행사가 있는 달이다.

▶백종일(百種日)

7월 15일이 백종일로서 조상의 사당에 천신을 드리며 맛있는 주효를 갖추어 歌舞로 하루를 즐긴다. 이 때 농촌의 머슴들은 하루를 쉬면서 백종장이 들어선 장터에 나가 물건을 사기도 하고 취흥을 갖는다.

▶호미 씻기

초연(草宴) 또는 머슴날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7월 15일을 전후하여 마을 형편에 따라 택일한다. 각 가정에서는 제각기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산이나 계곡에 모여 가무로 하루를 즐긴다. 이 때 마을 중에서 곡식이 가장 잘된 집의 머슴을 뽑아 일을 잘했다고 칭찬하며 술을 권하며 위로하고 삿갓을 씌워 소에 태워 마을을 돌아다니게 한다.

▶팔 월

농가에서는 봄, 여름에 씨뿌려 가꾸었던 농작물이 풍요하게 무르익어 농민들 가슴마다 황 금의 물결로 설레게 하는 계절에 걸 맞는 제사를 지내는 행사가 거행되는 달이다.

▶추석(秋夕) 한가위

15일은 한가위, 추석, 가배, 중추절 등으로 불리어 지는 날로서 또 이 날은 성묘의 날이기도 하다. 햇곡식으로 떡도 하고 술도 빚어 차례를 지내고 이웃과 서로 나눠 먹으며 성묘를 하는 날이다. 이 때 빚었던 술은 찹쌀과 누룩을 원료로 한 동동주로서 쌀알의 흔적이 동동 뜨고, 감미가 있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으므로 많은 사람에게 친숙한 술이었다.

▶구 월

9월 중의 세시행사로서는 양곡을 저장하는 한편 앞으로 다가올 한로, 상강에 부합하는 행사가 있으며, 9일에는 중양절을 맞는 달이다.

▶중양절(重陽節)의 국화놀이

9월 9일은 중양 또는 중구이다. 양수인 9가 겹치는 날이어서 길한 날로 여긴다. 이 날이면 단풍놀이를 즐기고 국화주, 화채, 토하 젖 등을 해 먹었다. 삼짇날 돌아왔던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간다는 날이기도 하다. 이 때 사람들은 떼를 지어 산이나 계곡을 찾아가서 국화전 같은 시식(時食)을 먹고 술에 취하며 하루를 즐겼다.

▶시 월

10월에는 종묘사직, 개천제, 시제 등의 행사를 거행하는 세시행사가 있었으며, 또 세시기에 따르는 모든 행사의 기강을 바로잡는 행사가 거행되었다.

▶시제(時祭)

10월 15일 전후하여 5대조까지의 제사를 한꺼번에 지낸다. 제물은 후손 중에서 만들거나 산지기가 제실에서 장만하는데 반병(飯餠)과 주찬을 마련하여 집단으로 지낸다.

▶동지

24절기 중의 하나인 동지는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정 짧은 날로 옛부터 명절로 여겼다. 이날 팥죽을 쑤어먹으며 액을 퇴치하고 책력을 선물하고 동지부적을 벽이나 기둥이 붙인다. 동지는 음이 쇄하고 양이 강해지기 시작한 날이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태양이 부활하는 날로 여겨 큰 명절로 여겼다.

▶동지(冬至), 월내시식(月內時食)

동지라고 하여 팥죽을 쑤어 먹거나 겨울철의 월내시식으로서 지방마다 신곡물과 특산물로 음식을 장만하여 시식한데서 유래하였다.

▶십이월

▶납일(臘日)

납일은 동지 후 3번째 미일(未日)로서 이날은 종묘사직에 대제를 올리기도 하고 왕에 진상하며 관청에서 음식을 만들어 상호교환하며 즐겨 마셨던 데서 유래하였다.

▶제석(際夕)

제석은 다음 해에 정초를 맞이할 준비를 하기 위해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는 데서 유래된 말이다.

*출처 : 주당별곡( http://my.netian.com/~blmint61/wmain.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