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노트. 나의 작품 세계>
사과는 아름다운 형태와 빛과 향기를 지니고 있다. 나의 도예작업은 도자조각의 조형성에 관심을 두고 흙덩어리들을 어떻게 균형있게 빚어내어 우리의 생활 공간 안에 존재하게 하느냐에 그 의미를 두고 있다. 점토의 유연함을 가지고 조형작업을 한다는 것은 흙의 본질 문제에 긴장해야 하는 일이고, 빚은 흙에 그림을 그리고 그 입체를 그림으로 파악해 내는 일은 그 형상에 상승효과를 낼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나의 작품 속에는 밝고 경쾌하며 웃음을 주는 인간의 소리가 들어 있다. 사색하는 닭을 그려내는 닭의 의인화를 통해서 과거와 현재의 경계선에서 어둠이라는 혼돈의 세계를 아우르며 다산을 일삼는 닭을 추상하고, 그 자연물을 비약하여 인간의 다양한 삶을 도출해 보았다. 인간의 심장과 뇌의 연상작용이 청자빛을 찾아 나서고, 모성에의 회귀는 아름다운 기억들을 추억하였으며, 도시 문명의 소통에는 과실이 열리는 현대도조와 과거도자 예술의 융합을 꾀했다. 공간과 시간의 합일 작품 ‘피카소’는 그렇게 빚어졌고 눈이 중심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베일 안에서 세상을 내다보기도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가 싶은데, 그 눈물은 슬픈 눈물이 아닌 깊은 눈물로써 시공을 헤아리도록 표현하였다.
우리는 흙으로 진정한 고독이나 명상, 소생의 환희를 표현하며 지나가는 지도 모를 일이다. 미추의 세계가 상존하는 우리의 현실이 모두 흙 안에 흡입되고 각인되고 디자인 되면서, 아름다움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엄혹한 불을 통과한 그 빛의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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