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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공원의 해질무렵

소담이2 2005. 11. 18. 23:08



하늘공원의 낙조도 보고 억새도 보려고 올라갔다.
마침 해가 넘어가기 직전 3컷 중에 한컷이다.

 

 

나의 소년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언덕 길을 어머니의 상여와함께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위에서 조약돌 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 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빛에 嚆[효]저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 갔다가도 노을에 함북 자주빛으로 젓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번 다녀갔다. 까미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과 그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난지를 모른다는 마을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 올것 만 같아 멍하니 기다려 본다. 그러면 어느새 어둠이 기어와서 내 뺨의 얼룩을 씻어준다. --김기림 수필집 [바다와 육체 중에서] --

참고 : 효 [嚆] ->울릴효. 울리다, 외치다, 부르짖음